오늘 본인은
2007/12/22 22:51오늘 아침 본인은 어제 신장개업이라는 요리만화를 본다고 네 시가 넘도록 안 잔게 원인이 되어 퇴실을 하지 않고 개겨보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잠을 깨는 바람에 2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잠을 많이 안 자고 독서대에 나오면 엎드려 자는 게 정석이나 나는 신장개업, 고양이의 왕, 기믹, 그리고 미래일기 등 재미있는 만화책들을 보기 위해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정신줄을 간신히 붙들었고 결국 오전 내내 만화책만 보며 시간을 때우는 데 성공하였다.
점심을 먹을 때가 되자 갑자기 밖에 나갈 일이 생겨서 여럿이 같이 서면에 가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25일 빨간 날 외로운 사람끼리 선물교환하는 걸 하는데 쓸 선물이 필요해서 준범이랑 같이 나가기로 한 것이 원인이었다.
오후가 되자 뭐든지 다른 걸 해봐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지만 고양이의 왕에 나오는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해서 그 만화책을 볼 수 밖에 없었다.
나가기로 한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이틀 정도 한 기억이 없는 샤워라는 것을 하겠다고 마음먹고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본인과 본인의 파티(결국은 총 여섯 명)가 학교를 나선 것은 세 시 쯤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서면까지 버스로, 그것도 내 돈 안 내고 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행선지가 불분명했다. 결국 그냥 유파라로.
유파라에 갔더니 할 게 없어서 총 좀 쏘다가 본인과 준범은 노래방에 들어가 있는 여섯 중 넷을 찾았고 본인은 BK Love, 서시, 그런가봐요를 순서대로 불러주었다. 쎈쓰를 발휘하여 BK Love는 음정을 올려 마치 노래를 잘 부를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환문님께서 점점 노래실력이 느는 것 같다고 해 주셔서 너무나도 좋았다.
"난 볼링을 좀 해!" 라고 잘난 척을 하며 유파라에 왔던지라 승현이의 결투 신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볼링을 붙었는데 마치 볼링 200점이 나올 것 같았던 나의 잘난 체와는 달리 난 첫 판에서 지고 말았다. 두 번째 판에서 이기기는 했으나 100점을 간신히 넘기는 성적으로 본인은 매우 부끄러웠다. 옆 옆 옆 라인에서 초딩들이 볼링공을 레인에 내려찍으며 마구 유파라의 재산을 박살내고 있었던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그 다음으로 왠지 본인은 이상한 바람이 불어 PUMP라는 요상한 것을 해 보고 싶어졌다. 마침 그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 쪽팔려 할 염려가 없었던 게 큰 이유다. 승현이한테 하자고 했으나 그의 볼링 결투 신청을 받아들인 나의 대범함과는 달리 그는 몸을 뺐고 결국 준범이가 보는 앞에서 한 번 꼴아박아 준 다음에야 준범이와 둘이서 PUMP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엔 결국 승현이도 했다.
밥을 먹을 시간이었다. 모두가 돼지국밥을 먹자는 분위기였으나 본인은 역시 대범하게 "본인은 돼지국밥을 먹지 않아!" 라고 외쳤고 환문님께서 보좌해주신 덕분에 저녁 메뉴는 쿠마에서 미소라멘을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마침 나는 앞에서 말했듯 신장개업이라는 요리만화를 보았기에 쿠마의 라멘사나이들이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난 미소라멘을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깨끗이 먹어치웠다? 평소의 본인이라면 별로 할 것 같지 않은 행동이었다?
서점에 갔다. 동보서적이라는 곳인데 왠지 본인은 오늘따라 PUMP도 하고 해서 자뻑에 취한 상태라 책을 한 권 사서 문화인임을 뽐내고 싶어졌다. 결국 김영하 작가님의 "퀴즈쇼"를 사서 "이건 결코 크리스마스 선물용이 아니라 나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야." 라고 말했다. 보긴 볼거다. 근데 만 천원이나 해서 돈이 좀 아깝다.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버스 뒷자리에 여섯 명이서 앉아서 서울대 이야기, 수능 이야기, 중학생 시절의 잘났던 이야기를 마구 했던 것 같다. 우리 앞에 앉았던 어느 부산싸나이는 내리면서 우리를 매우 야렸다(노려보았다).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미안.
학교에 돌아와서 헤일로2를 설치하고 있다.
막장 게임인생 달리자!!
난 평소 하루 잠을 꼭 6시간 이상 자는데 오늘은 2시간 밖에 자지 않아 사람이 좀 이상해졌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