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늘도 본인은

2007/12/23 20:48

오후 12시 50분까지 잠을 열심히 잤다. 희철이가 깨워서 밥을 먹었다. 평소 자다 일어나 식당에 가도 당당하게 부스스한 머리로 다니는 주의이지만 오늘은 왠지 머리모양에 신경이 좀 쓰여서 짜증이 났다.

어젯밤에 헤일로2(Halo 2)를 설치해보았더니 원래 Windows Vista 용으로 나온 걸 XP로 porting한 거라 그런지 잘 안 돌아가서 화가 나는 김에 그냥 OS를 다시 설치했다. 독서대에 나와 깨끗해진 컴퓨터로 인터넷을 좀 하고 조조전을 깔아서 하려다가 준범이한테 전화가 와서 또 서면으로 향했다.

사람이 많아 숨도 쉬기 어려운 지하상가에서 준범이가 목도리를 사고 난 어제 갔던 동보서적에서 김언수작가님의 캐비닛을 샀다.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이라 먼저 빨리 본 다음에 선물로 줘야지.

그리고 영화관에서 어거스트 러쉬를 보려고 했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이틀 전이라 사람들이 많아 볼 수 없었고 두 번째로 찾은 영화관에서야 간신히 B열에서 윌 스미스가 나오는 나는 전설이다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제목 참 유치하다.

영화상영시간까지 한 시간이나 남아서 배스킨라빈스에서 남자 둘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난 영화가 괜찮았는데 결말이 나자 사람들이 다 "이게 뭐야~" 하면서 나가더라. 원래 (소설이 원작인) SF는 다 결말이 그런 거다.

끝나고 유가네에 가서 닭갈비 철판볶음밥 3인분을 먹고, 문방구에서 선물을 포장할 포장지를 사고, 17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우연히도 아까 서면에 나올 때 탔던 버스와 같은 버스라 운전기사 아저씨가 왠지 매우 친숙했다.

아무튼 내일 또 나와서 어거스트 러쉬를 보고 그 다음날인 25일 크리스마스는 내가 내기에서 진 게 있어서 밥 사러 또 다시 나와야 한다. 부산도 마지막이니 많이 봐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