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1호차

2006/05/14 16:46

내가 이 열차를 탄 건, 첫 R&E 모임을 서울에서 하고 다음날 학교로 내려오던 날. 혼자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 날짜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이 블로그의 글 들 중 2006 첫 R&E 모임에 관한 글을 찾으면 알 수 있다. Y랑 같이 내려갈 수도 있었는데 서클 외출을 오전에 (11시?) 한다고 해서 난 따로 먼저 부랴부랴 내려갔다. 그래도 시간이 조금 늦어서 결국 나 때문에 외출 시간을 30분 정도 늦췄다.

나 말고도 1호차를 타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나머지는 다 다른 곳에 있다가 기차가 도착해서야 와서 탔다. 그러지 않고 1호차가 멈추는 자리에 서 있던 사람은 나, 그리고 친구인 듯한 아저씨 두 명. 둘 다 나보다 키가 많이 작았다. 둘이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차림이 비슷했고 이리저리 걸어다니면서도 가끔씩 한 두마디 말을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표를 받고 나서야 고속 1호차에 타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1호차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다. 일단 역에서 탑승하는 구간까지 걸어가는데 시간이 적잖이 걸린다. 나는 혼자 걸을 때는 무척 빨리 걷는데, 이런 내 걸음으로도 시간이 좀 걸렸다. 고속 열차 KTX에는 특실이 있다. 이 특실은 열차 한쪽 끝에 몰려있는 듯 한데, 2호차부터 몇 칸은 특실이지만 1호차는 일반실이다. 이유는 1호차는 맨 끝 차(동력차?) 바로 옆에 있어서 진동과 소음이 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호차에는 화장실이 없어 화장실에 가려면 옆 칸까지 가야한다.

1호차에 타기 전까지는 사람이 얼마 없을 줄 알았다. 내가 열차를 탄 광명역엔 1호차를 타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호차는 거의 꽉 차 있었다. 나는 창 쪽에 앉았고 내 옆자리 복도측에는 사람이 앉아 있어 자리에 들어가기 불편했다. 자리에 앉고는 그냥 잤다. 자고 일어나보니 옆에 있는 사람이 바뀌어 있었다. 시간도 어느정도 흘렀는데, 목적지가 종착역인 부산역이기 때문에 역을 지나칠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열차가 서클 외출 시간전에 도착할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서클원 몇 명한테 연락을 했는데 이 자식들은 내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당연히도 자기들 문제가 아니므로) 문자도 대부분 먹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결국 L이랑 연락해서 어떻게 시간을 늦췄다. 내가 부산역에 도착하기 전에 내 옆자리 사람은 내렸다. 내가 부산역에 도착할 때는 1호차에는 사람이 반 조금 안되게 타고 있었다. 학교 도착 뒤 바로 서클 외출해서 놀았으나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나가서 사 먹은 점심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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