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KSA SAC 끝

2006/11/12 00:13
오늘 토요일로 우리 학교의 SAC(무엇의 약자더라?)이 완전히 끝났다. 간단히 말하자면 SAC은 우리 학교의 서클들이 그 특징에 따라 공연이나 전시를 하는 기간이다.

얼마 전 화요일에 SAF가 끝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번에 두 축제를 한 주에 몰아서 하게 되어서 SAF를 월요일 단 하루 준비해야 했지만 아주 긴 하루로 느껴졌던 것과는 대조되게 이번 SAC은 SAF 보다는 길게 수, 목, 금, 토 4일에 걸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짧게 느껴진다. 물론 처음 며칠은 축제 준비하는 데 쓴 기간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 서클은 보드게임 서클이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를 하지 않았다. 지금 말하자면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 저녁 먹고 7시 반 부터 있었던 폐막식은 정말 재미있었다. 며칠 전부터 날씨가 꽤나 쌀쌀해져서 그런지 우리 기도 그렇고 선배 기는 많이 오지 않았다. 후배는 그래도 많이 온 편이지만. 행사 일정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서 우리 학교의 "끟" 정천수 교장 선생님께서 올라오셔서 정말로 간단한 폐막식 시작을 했고 다음으로는 포공을 간 13기 선배가 와서 통기타 연주를 했다. 손이 빨라서 멋져 보였다. 추워서 손이 얼어 힘들 것 같았는데 잘 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외부공연은 전부 세 개나 됬는데 작년(?)에는 기타 연주자가 왔지만 이번에는 힙합 그룹 M.H.IS와 색소폰 연주자 그리고 곧 첫 앨범으로 데뷔할 예정이라는 크레이션이 왔다.

힙합 그룸 M.H.IS는 그냥 무대 앞까지 가지 않고 그냥 아크로폴리스 계단에 앉아서 구경했는데 힙합 분위기를 낸다고는 하는 것 같았지만 너무 상투적인 옷과 무대 분위기에 좀 별로라는 인상을 받았다. 제일 중요한 노래는 그럭저럭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색소폰 연주자는 이런 저런 친숙한 곡들을 연주했지만 내가 그 곡들의 제목을 모르므로 열거할 수는 없다. 가요 같은 음악도 연주했다. 처음에는 그냥 느리게 연주하길래 색소폰은 원래 그냥 폐활량과 감정을 실은 연주로 승부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곧 다음 곡에서는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처음 이 연주자를 소개할 때 여기저기 많은 무대를 거친 사람이라고 했었는데 역시 이런 무대가 익숙한 듯 했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크레이션은 음... 뭐랄까. 여자 보컬이었는데 목소리가 높고 무서웠다. 강한 느낌의 목소리였지만 뭐라 잘 설명할 수가 없다. 등장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자신의 노래인 듯 난 들어본 적이 없는 노래였고 자신의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만든 노래인지 노래의 중간 중간 높아지는 부분에 강한 높은 목소리를 내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대학 공연을 많이 다닌다고 직접 이야기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이 나이 대의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웨이브는 너무 부담되더라. 그 다음은 교장 선생님께서 역시나 그 "끟"을 하셨다.

중요한 건 폐막식과 그 공연들이 아니다. 그 다음에 서클실에 모여서 15기 몇이랑 14기 선배 한 분이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 나도 그렇고 모두가 생각하던 16기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던 것이 점점 길어지더니 결국은 서클의 전반적인 상황과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당장의 계책 그리고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서클을 만들기 위한 master plan에 대하여 이야기 하게 되었다. 나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은 역시 자기 나름의 생각이 많은 동물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고 또다시 몇 사람이 '조금' 까이는 것을 보며 도대체 우리 학교에 까이지 않는 사람은 있기나 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이런 공개적인 곳에 잘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한 학기 그리고 이번 신입생 선발이 우리 서클의 향후 장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체감되었다.

나는 우리 서클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그 망할 labyrinth 때문에 서클실에 계속 상주하면서도 많은 일을 하지 못했지만 넘쳐나는 나의 시간을 서클에 할애할 자신은 있다.

이번 SAC에서 느낀 것은 비일상적이고 즐거운 시간들은 지나고 나면 너무나 짧아져 있다는 것이다.
고리 주소: http://ataiger.byus.net/tt/trackback/262
  1. 파편 2006/11/15 08:18 edit rply

    나는 폐막식 못봤어 (훌쩍)
    그 여자 보컬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했다면서? (...)

    • ataiger 2006/11/15 08:37 edit

      많은 의미로 대단.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