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2007/11/26 09:02
난 내가 로봇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닐 이유가 없으니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내 의식이 없는 동안에 꽤 긴 시간이 흘러 몸에 많은 변화가 생겨있다. 상처가 나아있기도 하고 자기 전과는 기분이 정반대가 되기도 한다. 어린 나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나는 로봇이고 내가 잠을 잘 때마다 다른 사람들, 혹은 외계인이 나를 찾아와 고쳐놓는다는 설을 세웠다.

잠을 잘 때는 조직 재생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런가보다 했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란 나는 그렇구나 했다.

며칠 전부터 오른쪽 귀에서 기계적 잡음이 들려온다. 아침에 일어나니 왠지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더니 그날 밤부터는 귀에서 조그마한 화이트 노이즈 소리가 난다. 병원에 가봤지만 잘 모르겠다는 것 같다.

난 다시 내가 로봇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진다.

다만,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왜 그들이 간밤에 내 오른쪽 귀를 고쳐놓지 않았는지 의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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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6 10:22 edit rply

    기계 ㅋ 굳ㅋ

  2. 병일 2007/12/03 15:06 edit rply

    멋진데 ㅋㅋ

  3. ataiger 2007/12/04 16:30 edit rply

    귀는 결국 고쳐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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