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학교 음대에서 리암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을 봤다.
리암은 Royal Irish Academy of Music을 줄여 부르는 것이고 리암 챔버 오케스트라는 이 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라고 했다. 잘 몰랐는데 챔버 오케스트라는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의미한단다. 오케스트라가 지휘자도 없다.
“아일랜드”하면 The Corrs가 생각나서 왠지 음악을 잘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프로그램은 중간휴식 전에 모차르트의 Divertimento(K138)와 피아노 협주곡(K449), 후에 Inishlacken(현대 아일랜드 작곡가 Bill Whelan의 곡이다)와 드보르작의 Serenade for Strings이었다. 두 번째로 연주된 피아노 협주곡에서 피아노는 John O’Conor가 연주했다!
와… 진짜 대단하더라.
이런 수준의 공연을 내 돈 한 푼 안 내고 보게 되다니 미안할 정도였다. 실력도 뛰어났지만, 챔버 오케스트라만의 매력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만 앉고 바이올린과 비올라(잘 모르겠다)는 서서 연주했는데, 연주자들이 곡을 연주하며 심취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듯 했다.
리드 바이올린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 아저씨는 연주 도중에 현을 두 번이나 끊었다. 처음에는 한 줄, 두 번째에는 두세 줄이나 끊어졌다. 잠깐 숨을 고르는 중에 끊어진 줄을 손으로 뜯어내는데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곡들도 전부 마음에 들었다. Inishlacken의 두 번째 악장도 좋았지만, 드보르작의 Senrenade for Strings의 두 번째 악장은 정말 걸작이다. 바로 아래의 곡이다.
Dvořák – Serenade for Strings 2nd mvt. Tempo di Valse
이런 종류의 공연에 익숙지가 않아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도 잘 모르는 듯했다. 처음에는 모든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쳤는데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중간휴식이 끝나고 관악사 대장 아저씨가 올라와서 (이번 음악회는 관악사 주관이다) 악장 사이에 치지 말고 곡이 끝나고 연주자들이 인사를 하면 박수를 치랬는데 그 아저씨가 Inishlacken이 한 악장, Serenade for Strings가 세 악장이라고 잘못 알려주어서 (사실은 두 악장, 다섯 악장 곡이다) 오히려 박수를 치다 안 치다 해 엉망진창이 되었다.
끝나고 나오면서 O’Conor가 아내와 같이 있는 걸 봤는데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찍고 싶었지만 사람이 많기도 했고 카메라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