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008

정줄놓

Friday, July 11th, 2008

술 마시는 거나 잠 안 자고 밤 새는 거나 건강 해치고 일시적으로 정신줄을 놓게 한다는 점에선 다른 게 하나도 없다.

지난 밤에 동아리 돔에서 애들이랑 1000 피스 퍼즐 맞춘다고 밤 샜는데 조각이 부족하고 해서 다 맞추지도 못했고,

아침 9시 부터 네 시간 강의인 수업에 들어가서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 졸다 깼다의 무한 반복…. 계절 강의라 별로 크지도 않으니 마음 놓고 잘 수가 없었다.

중간에 교수님이 분명히 내가 앉은 근처를 가리키며 “거기 남학생이 한 번 얘기해 봐” 그랬는데 나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 때는 뇌가 반쯤 활동을 정지한 상태라 그냥 눈을 반만 뜨고 앉아있었던 거 같은데 이윽고 교수님이 “아침이라 그런지 학생이 잠이 덜 깨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네요” 하셨다. 나한테 그런건가? 사실은 이런 말을 듣긴 한 건지도 불분명..

심지어는 수업시간에 출석 췍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우..

사고의 방식

Tuesday, July 8th, 2008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는 데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그려보아야 할 때에

먼저, 내 사고 방식에 내재된 목록 기능을 사용하여 문장이나 음성(말)의 형태를 띄는 구체적인 대상들로 이루어진 추상적 목록을 만들어 볼 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 내 머릿속에 바깥 세상을 그릴 수도 있다. 이렇게 세상을 머릿속에 완성하면 연습장 하나와 펜을 한 자루 불러와서 펜으로 연습장에 목록을 작성하는 것을 상상한다.

전자가 훨씬 빠르기는 한데 자주 틀려서 문제다.

깝놀

Tuesday, July 8th, 2008

내 바지 뒷주머니에 New York이라고 써 있는 걸 보고 깝놀.

Am I a New Yorker?

7월 5일 집에 오는 길

Sunday, July 6th, 2008

주말이라 집에 오려고 관악2번을 타고 낙성대역에 갔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가서 (긴) 의자에 앉았는데, 내가 앉고 나서 오른쪽에 아줌마 두 명과 아이 한 명이 더 앉았다. 아줌마 둘 중 한 명은 아이의 엄마이고 다른 한 명은 그 친구인 듯 했다. 의자에 앉은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위쪽으로 했을 때 ”나 – 아줌마 1(엄마) – 아이 – 아줌마 2(친구)”, 이렇게 앉았다.

이제 지하철이 들어온다. 아줌마 둘과 아이 하나의 그들은 일어나서 지하철을 탈 준비를 한다.

그 때 아줌마 2가 하는 말,

“이모가 아까 말했던 대로 들어가자마자 ‘엄마 나 다리 아파’ 해야 해?”

ㅋㅋㅋ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너무 재미있었음.

결국 그들은 오후 10시의 2호선 지하철에서 편히 앉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사당역에서 내려서 7000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줄이 너무 너무 길어서 내가 줄 서고 도착한 첫 버스는 못 타고 그 다음 버스를 탔다.

첫 버스가 지나가고 나서 갑자기 나와 같은 줄에 있던 키가 190 cm는 넘어보이는 50대 아저씨와 그 옆 줄 7001번 버스 기다리는 줄의 아줌마가 싸웠는데 왜였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누가 새치기를 했니 안 했니를 가지고 싸웠을 것이다.

와중에 아줌마가 키 190의 포스에 밀린 모양인지 자기 아이한테 “엄마 말이 맞지?” 했는데, 아이가 “네!”하고 빽 소리를 질렀다. 아이가 생긴 게 지나치게 구리게 생겨서 참 병맛나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여기서 난 두 번째로 웃었다. 진짜 구리게 생겼다. 뭘 해도 찌질해 보일 그런 안습 외모.

7000번 버스는 광역버스이다. 즉, 좌석버스란 이야기. 항상 앉아서 가는데 이상하게도 다섯에 넷은 내 옆에 여자가 앉는다. 이유는 모른다. 내가 남자가 옆에 앉은 기억을 잘 지워버리는 것이거나, 그냥 그 버스를 그 시간대에 타는 여자가 많은 것이거나, 둘 다 아니면 내가 남자가 싫어하게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그런데 또 다섯에 넷은 항상 못 생긴 여자가 앉는다.

그런데 오늘은 괜찮았음. 여기서 세 번째로 웃을 뻔 했다.

음악 감상

Saturday, July 5th, 2008

나는 음악을 들을 때 듣는 것만 계속 듣는 편이다. 자랑할만한 건 아니지만 난 음악 폴더에 가수별로 폴더를 만드는데 그게 156개다. 가수 폴더 하나에 앨범이 하나인 경우도 있지만 열 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상당히 많은 게 아닌가 싶다. 고딩 때부터 좋아하는 가수 앨범을 MP3로 모으다 보니까 어느새 그렇게나 많이 모여버렸다. 산 앨범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ㅈㅅ…. 뭐 어찌되었든 이렇게 음악이 많은데 정작 듣는 것은 그 중 일부이다. 올해 들어서 Kanye West, Daft Punk, The Black Eyed Peas, 그리고 Musiq Soulchild 음악 말고는 거의 들은 적이 없다.

내 생각에 이건 많이 듣는 음악이 귀에 익어서 그런거 같다. 왜 귀에 익은 음악이 좋으냐면… 나는 일렉트로니카를 즐겨 듣는 편인데 음악 장르의 특성상 반복되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잘 들어보면 반복되는 와중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며 곡을 진행시켜가는 것인데 처음 듣는 음악은 분명 스타일은 마음에 드는데 이 변화가 잘 들려오지 않아서, 잘 느껴지지 않아서 쉽사리 지루해져 치워놓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반면에 어떻게든 많이 들어본 음악은 아, 이쯤 되면 이제 템포를 한 단계 올리겠지, 새로운 비트가 나오겠지, 여기서 한 번 굴려주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실제로 음악이 그렇게 진행이 되면 기쁜 것이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스티븐 와인버그의 책 “최종 이론의 꿈”을 빌렸는데 그 책에 엔리코 페르미가 아는 것을 들었을 때의 기쁨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고 적혀있다. 그런 류의 기쁨인 것 같다.

그냥 Justice와 Tiesto의 음악을 들으며 든 생각이었다.

이 둘의 음악을 많이 들어보지 않은 나는 Justice의 음악은 “따다다다다…” 하는 강한 비트들의 아우성으로 들리고, Tiesto의 것은 ”땡, 띵” 하는 유리 치는 소리로 들린다. ㅡㅡ 좀 더 들어봐야겠다.

쿵푸팬더 (2008)

Wednesday, July 2nd, 2008

kung-fu-panda-poster

이틀 전 쿵푸팬더를 봤다.

따로 찾아보진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는 걸 보아서 내심 조금 기대를 하고 보았는데 기대만큼이나 재미있어서 만족한다.

전체 줄거리는 지겹게 보아온 권선징악의 그것에 다름 아니다. 또 이 영화는 전형적인 성장형 영웅물이다. 즉 처음에는 엄청나게 약한 곰팅이가 나왔다가 갑자기 무지하게 세져서는 악당을 해치우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재미있다고 하는 영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름끼칠 정도로 잘 만들어진 반전 같은 것도 없다. 왠만해서는 대부분의 관객이 알고 보는 내용이다.

하지만 재밌으니 꼭 볼 것.

비싼 키보드

Wednesday, July 2nd, 2008

버릇없는 일반화일지 모르겠으나 이 세상의 모든 XY 염색체들은 기본적으로 기계 덕후가 될 가능성을 품고 태어나는 것 같다.

이번에 별 생각없이 좋은 키보드는 얼마나 할까 하고 인터넷을 두리번거리다가,

14만 원 하는 키보드를 덜컥 사버렸다.

엉엉.. ㅠㅠ